●작품 감상하기
신위가 자기 집 이름을 ‘문의당’이라 하고 나[서술자이자 작가인 서영보, 수필의 특징]에게 편지를 보내 말했다.
“내[신위] 천성이 물을 좋아하는데, 도성 안이라 볼만한 샘이나 못이 없어 비록 물을 보는 법을 알고 있어도 써 볼 데가 없는 것이 늘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천하의 지도를 보고 깨우친 점이 있었습니다. 넘실거리는 큰 바다 사이로 아홉 개 대륙, 일만 개 나라가 퍼져 있는데 큰 나라는 범선이 늘어선 듯하고, 작은 나라는
갈매기와 해오라기가 출몰하는 듯했습니다. 천하만국에 두루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물 가운데 있는 존재일 뿐입니다.[세상 모두가 물 가운데 있는 것이라는 신위의 생각] 이것이 제 집의 이름을 ‘문의(文漪)[물결 무늬]’라고 한 까닭입니다. 그대는 저를 위해 이 집의 기문[기록한 문서]을 지어 주시기 바랍니다.” // 글을 쓰게 된 계기와 이유
나는 편지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세상에는 본래 그 실물은 없으면서도 이름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으니, 지금 그대가 집에 이름을 붙인 것이 바로 그 실물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소. 비록 그러하나 그대도 이에 대해 할 말이 있을 것이오. 지금 바다의 섬 가운데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사람들은 반드시 물에 산다고 하지 산에 산다고 하지 않겠지요.[섬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 섬사람 중에는 담장을 두르고, 집을 짓고, 문을 닫고 들어앉아 사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니,[섬사람 중에서도 물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음] 그가 날마다 파도와 깊은 물을 가까이 접하지는 않는다고 하여, 물에 사는 게 아니라고 한다면 옳지 않겠지요. // 구체적 예를 들어 신위의 말을 긍정함을 드러냄(예시)
이와 같은 이치를 사람들이 모두 그렇다고 인정하는데, 어찌 유독 그대의 말에만 의심을 품겠소?[신위의 말에 동의함을 밝힘] 대지는 하나의 섬이고, 세상 사람들은 섬사람이라오. 비록 배를 집으로 삼아 물 위를 떠다니면서 날마다 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형편상 눈을 한곳에 두고 꼼짝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고, 잠시 눈길을 돌려서 잠깐 동안이나마 물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할 때가 반드시 있을 것이오.[물과 아무리 가깝게 지내도 안 볼 때가 있음] 이때에는 겨우 반걸음을 움직인 것이나 천 리를 간 것이나 매한가지라 할 것이오.”[물과 짧게 접하거나, 오랜 시간 함께하거나 비슷하는 의미 // 사람들의 생각과 관점을 상대적 관점으로 이해해야 함]
●핵심정리
▶갈래: 고전 수필
▶성격: 교훈적, 우회적
▶주제: 상대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의 중요성
▶특징:
-문의당기를 쓰게 된 구체적인 계기와 이유를 밝힘.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상대주의적 시각으로 세상을 보아야 함을 설명함.
-설의적 표현을 사용하여 인물의 정서를 강조하고 있다.(‘이와 같은 이치를 ~ 의심을 품겠소?’는 설의적 표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신위의 관점이 타당하다는 글쓴이의 생각을 강조하였다)
-묘사의 방식을 활용하여 대상의 특징을 구체화하고 있다.(‘넘실거리는 큰 바다 ~ 듯했습니다.’는 ‘천하의 지도’ 를 묘사한 것으로, 천하만국이 물 가운데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말을 건네는 방식을 사용하여 주제 의식을 심화하고 있다.(신위와 ‘나’가 상대에게 말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였다.)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여 현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이끌어 내고 있다.(‘바다의 섬 가운데 집을 짓
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을 통해 가상의 상황이 제시)
●이해와 감상
서영보의 '문의당기'는 집의 이름을 ‘문의’라고 지은 것과 관련하여 세상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을 전달하고 있는 고전 수필이다. 신위는 세상 사람들 모두 물 가운데 있는 존재라는 의미에서 자기의 집의 이름을 ‘문의’라고 지었다고 밝히며, 글쓴이에게 이 집에 대한 글을 써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글쓴이는 바다의 섬 가운데 집을 짓고 사는 사람과 배를 집으로 삼고 사는 사람의 예를 들어 신위의 생각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대지의 모든 사람들은 결국 섬사람이므로, 물이 보이는 곳에 집을 짓고 살더라도 늘 물을 보고만 있지 않기 때문에 어쩌다 물을 보는 사람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글쓴이는 상대주의적 시각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는 교훈을 우회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공지사항 
2-1 수업활동
고전문학
이문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