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생전] 내용정리
●박지원의 고전소설 '허생전'_조선 후기 정조 때 실학자 박지원의 한문 단편 소설로 《열하일기(熱河日記)》;옥갑야화(玉匣夜話)에 수록되어 있다.
●감상의 포인트
이 작품은 행동의 양과 범위가 크고 넓으며, 외국과 교역하여야 하고 나라 안에는 수레가 다녀야 한다는 작가의 실학적 경륜을 볼 수 있으며, 또 그의 다른 소설과 달리 북벌론자인 실존 인물을 등장시켜 풍자한 문제작이다. 이 작품은 비교적 짧은 관계로 구성에 무리가 있다는 견해도 있으나 작가는 생략법으로 작품을 엮어나가면서 허생이라는 새로운 얼굴을 부각시켰으며, 도거리라는 기적적인 돈벌이 방법이 제시되어 있으므로 사건은 비교적 명확한 인과관계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주인공 허생이 장사를 하였다고 하여 허생을 근대적인 경제 사상을 가졌던 중상주의자(重商主義者)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허생 스스로가 장사꾼이 아니라고 하였고, 자신의 장사하는 방법이 백성을 해치는 도리라고 하였으며, 번 돈을 바닷속에 넣어버리고 가난한 옛집으로 돌아오는 등 일련의 사건들은 사회 사상의 변질을 정확히 관찰하면서도 작가의 의식은 보수적임을 나타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만금의 돈으로 국가 경제의 허실을 시험하고 그 나름의 이상국가를 건설하려다 그만두고 돌아와서 이완에게 제시한 국가 경륜의 내용은 인재등용, 훈척들의 추방 및 명나라 후예와의 결탁, 유학(留學)과 무역 등 이른바 시사삼난(時事三難)의 단편적인 내용을 묶어 작품의 절정으로 삼음으로써 무능한 북벌론자를 통매하고, 북학론(北學論)을 주장한 수법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 작품은 작자 스스로가 윤영에게 들은 이야기를 옮긴 것으로 서술하고 있어 민담(民譚)을 소설화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줄거리
허생은 산 아래 묵적골의 다 쓰러져 가는 오막살이 집에 살고 있었다. 그는 독서를 좋아하였으나 몹시 가난하여 아내가 삯바느질을 하여 살림을 꾸려 나갔다. 굶주리다 못한 아내가 푸념을 하며 과거도 보지 않으면서 책은 무엇 때문에 읽으며 장사밑천이 없으면 도둑질이라도 못하느냐고 대든다. 허생은 책을 덮고 탄식하며 문을 나선다. 한양에서 제일 부자라는 변씨를 찾아가 돈 만냥을 꾸어 달라고 하자 변씨는 두말없이 돈을 빌려 준다. 그는 안성에 내려가 과일장사를 시작하여 폭리를 얻고 제주도에서 말총장사를 하여 많은 돈을 번다. 그 뒤 어느 사공의 안내를 받아 무인도 하나를 얻어 변산의 도둑들을 설득하여 각기 소 한필과 여자 한 사람씩을 데려오게 하고 그들과 무인도에 들어가 농사를 짓는다. 3년 간 거두어들인 농산물을 흉년이 든 나가사키(장기(長崎))에 팔아 백만금을 얻게 된다. 그는 섬사람들을 모아 놓고, 이 섬은 땅이 작은데다 자신 또한 덕이 부족하므로 섬을 떠난다 하고, 외부로 통행할 배를 불태우고 글 아는 사람들을 가려 함께 본토로 돌아와 가난한 자들을 구제한 뒤 남은 돈 십만 금을 변씨에게 갚는다. 허생은 집을 떠날 때의 모습 그대로 돌아와 , 변씨가 돈을 돌려주려 해도 받지 않으며 호구할 정도의 식량만 받고 혹 술을 즐겨 마시면서 변씨에게 돈을 벌게 된 사연을 말한다. 변씨에게서 허생의 이야기를 들은 이완대장이 허생을 찾아와 나라에서 인재를 구하는 뜻을 이야기하자 허생은 북벌을 위한 방책으로서 숨어사는 뛰어난 인재를 등용시킬 것과, 명의 유족들을 거두어 보살필 것, 인재를 가려 호복하여 청에 첩자로 보낼 것 등을 제안한다. 이완이 모두 어렵다고 하자 화가 난 허생은 사대부들과 신임받는 신하의 어리석음과 무능력함을 꾸짖으며 칼로 이완을 찌르려 한다. 이완은 놀라 뒷문으로 도망하였다가 이튿날 다시 그를 찾아갔으나 집은 비어 있고 허생은 간 곳이 없었다.
●핵심정리
▶갈래 : 고대소설, 한문소설, 풍자소설, 단편소설
▶배경 : 시간-17세기 중반 북벌 정책을 세웠던 효종 때
공간 : 조선을 중심으로 한반도 전역, 장기,무인도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문체 : 역어체, 산문체
▶성격 : 냉소적, 풍자적
▶표현상 특징 -
1. 현실에 대한 비판과 현실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2. 요약적 제시의 방법으로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3. 주인공의 대화로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4. 고대소설의 일반적 특징과는 다른 점이 많다.
▶주제 : 무능한 양반 계층에 대한 비판과 선비의 자아 각성 촉구
▶사상 : 낙원(樂園) 추구 사상, 이용후생(利用厚生)의 실학 사상
●시사삼책
1.인재 등용 강조 : 인재 등용에 힘쓰지 않는 사대부들의 무능을 비판
2.훈척배의 부정 근절, 친명 정책의 허구 폭로→정치적 도덕성의 회복 촉구
3.청나라와의 인간적 교류, 청나라 문명의 적극적 수용→경제적 교류의 필요성 강조
▲허생의 잠적
① 이인(異人)의 행적-설화적 종결
② 암시와 여운의 효과⇒사회적 문제점 제시의 한계성, 급진적인 허생의 생각
●구성
▲미완성의 결말 구조
전반부는 허생의 치부과정을 통해 경제 문제를 , 후반부는 이완과의 만남을 통해 정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중구성
▶발단-허생의 가난한 삶
▶전개-1허생의 시험 , 2허생과 변씨의 사귐
▶위기-허생과 이완의 대면
▶절정,결말-허생의 사대부 비판
●등장인물
▶허생 : 주인공. 비범한 능력과 이인(異人)다운 풍모를 지니고 운명론을 믿는 비판적 지식인. 현실에 대한 비판적 각성을 하고 현실에 참여하는 실천적 지식인의 전형적인 인물.
▶변씨 : 보조적 인물. 허생의 치부의 조력자이며 이완과의 접촉을 주선하는 매개자. 도량이 넓고 용의 주도한 상인
▶이완 : 주인공 허생의 비판 대상. 당대의 무능한 사대부를 상징하며 북벌론의 핵심 인물. 무기력하고 보수적인 관리. 과거의 인습에 얽매여 새로운 변화를 거부하는 반동적인 인물
●이해와 감상
이 소설은 조선 정조 때 박지원이 지은 한문 단편 소설로 《열하일기》의 옥갑야화에 수록되었다.. 옥갑야화는 작자가 중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옥갑에 들러 여러 비장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적은 것으로, 이 작품은 작자 자신의 말이 아니고 변승업의 할아버지인 윤영에게서 들은 변승업의 치부 유래담을 서술하는 형식으로 삽입되어 있다. 본디 제목이 없어 편의상 허생 또는 허생전이라 부르며, 더러는 옥갑야화 전체를 한 편의 작품으로 보기도 한다. 작품의 짜임이나 소설적 표현을 고려할 때 단순히 들은 이야기로만은 볼 수 없고 한 편의 소설로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며, 다만 이 작품이 당시의 경제적, 정치적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는 내용이기에 당대인들의 비난을 염려하여 이같은 액자구성의 형식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작품을 지은 시기는 분명하지 않으나 작자가 중국에 다녀 온 것이 1780년이고 《열하일기》를 다시 기술한 것이 1793년이므로 그 사이에 쓴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행동의 변화가 양이나 범위에 있어서 크고 넓으며 외국과의 교역을 주장하고 나라 안에서의 수레 운용 실시 등 작자의 실학적 입장을 보여주며, 특히 북벌론자인 실존인물을 등장시켜 풍자한 문제작이다. 이야기 형식으로 이끌어 간 이글은 총 2,247자로 된 짧은 것이어서 구성에 무리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작가는 생략법으로 작품을 엮어나가면서 허생이라는 인물을 부각시켰으며 매점매석에 의한 구체적인 돈벌이 방법이 제시되어 있어 사건은 비교적 명확한 인과관계를 지닌다. 한편 허생을 근대적 경제사상을 지닌 중상주의자(重商主義者)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허생 스스로가 '나는 장사꾼이 아니다'고 하였으며, 자신의 장사하는 방법은 백성을 해치는 도리라 고백하며 번 돈을 바닷속에 버리고 가난한 옛집으로 돌아오는 등의 일련의 사건들은 사회사상의 변질을 정확히 관찰하면서도 작가의 의식이 보수적임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일만금의 돈으로 국가 경제의 허실을 시험하고 나름의 이상국가를 건설하려다 그만두고 돌아와 이완에게 제시한 국가 경륜의 방법으로 시사삼난의 내용을 묶어 작품의 절정으로 삼음으로써, 무능한 북벌론자를 통매하고 북학론을 고취시킨 수법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전기 소설이 주류를 이루었던 소설문단에서 이 작품은 현실문제를 직시한 소탈한 영웅 허생을 창조하였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만하다.
<추가>
허생전(許生傳) 조선 후기 대표적인 북학파 박지원의 한문 단편소설이다. 그의 청나라 연경 기행문인 {열하일기(熱河日記)}의 [옥갑야화(玉匣夜話)]에 수록되어 있으며, 어떤 필사본에는 {진덕재야화}에 들어있기도 한다. [옥갑야화]는 작자가 중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옥갑에 들러 여러 비장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적은 것으로, {허생전}은 작자 자신의 말이 아니고 윤영(尹暎)에게 들은 변승업의 치부 유래를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삽입된 액자 소설의 내화에 속한다.
허생전은 경영형 부농의 출현, 상공업의 발달, 신분제의 해체가 진행되던 조선 후기의 사회상과 작가 의식이 투영된 작품이다. 특히 현실에 대한 신랄한 풍자로 당대의 문제를 고발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줌으로써 문학과 현실의 연관성을 보여 주고 있다.
{허생전}은 나라 경제의 허약함을 인식하고, 배를 부리고 수레를 굴림이 불가능하므로 용주(用舟)와 용거(用車)라는 이용후생의 실학정신을 역설하고, 외국과 교역 즉, 해외무역을 통한 자본의 축적이라는 자본주의 정신과 이를 통한 부국강병의 당위성을 은연 중에 비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다른 소설과 달리 효종 때 우암 송시열과 함께 북벌론의 선봉에 섰던 훈련대장 이완이란 실존 인물을 등장시켜 '시사 삼책'으로 당대의 장치 현실을 꼬집으면서 사실성을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허생 스스로가 "나는 장사꾼이 아니다."라고 했고, 번 돈 50만냥을 바닷속에 넣어버리고 본래의 가난한 선비로 돌아가는 일련의 행위는 허생의 '양반'이라는 신분적 한계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핵심문제
1. 이 작품 중 허생의 아내가 허생을 비판하는 부분은 당시 양반들의 어떤 점에 대한 작가의 공격적 목소ㅌ리라고 할 수 있겠는가? 또 여기에 드러난 사상은 무엇인가?
▶당시 사대부들의 현실성 없는 사고와 허위의식, 경제적 무능력을 비판한 것으로 작가의 실사구시의 실학사상이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2. 이 작품은 여러 소설적 요소를 다양하게 갖추었으면서도 남의 이야기를 옮긴 것으로 기술하여 액자구성을 취하고 있다. 이같은 형식을 취하게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이겠는가?
▶이 소설의 내용이 당시의 경제적, 정치적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기에 당대 집권층의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서
3. 허생의 성격 변화에 대하여 살펴보자.
▶ 허생은 작자의 풍자적 의도를 실천하기 위해 창안된 대변자로서 그 성격 및 역할이 복잡하게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비판의 대상 ; 무기력한 서생 ⇒ ·능력의 발휘 ; 재산의 축적, 빈 섬 경영 ⇒·자아의 정립 ; 변씨와의 대화 ⇒ ·비판의 주체 ; 이완과의 대화
4. 이 작품에서 '변씨의 역할'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 변씨는 단순히 주인공의 주변을 맴도는 부차적 인물만은 아니다. 대범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 허생에게 선뜻 만 냥을 내어 주는 태도로 보아 허생, 또는 이완의 상대가 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리하여 허생의 시험을 가능하게 해 주고, 허생의 말 상대가 되어 허생의 역량을 드러내게 해주고, 나아가서는 허생과 이완을 연결시켜줌으로써 허생이 시국에 대처할 방안을 제시하면서 그의 경륜을 펼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변씨는 조선 후기에 새로이 부상하기 시작하는 신흥 계층을 대변하는 인물로서 작품 전개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17세기 당시 나라 안에서 최대의 부자로 알려진 역관 출신의 변승업이 이 작품의 '변씨'라는 설과 해석적 관점에 따라 그의 조부(祖父)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5. '허생의 상(商) 행위'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보자.
▶ 허생은 양반의 신분으로서 장사를 하는 파격적인 행동을 보여 주는데, 이 소설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지니는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과일과 말총'은 양반들의 소유물이고, 이를 매점매석하는 행위는 비정상적인 상행위이다. 그러나 매점매석으로 인하여 양반들은 제사 등의 예도(禮道)를 갖추지 못해 속이 탄다. 따라서 '허생의 상 행위'는 우리 나라 경제적 구조의 취약성과 허례 허식에 찬 양반 계층을 풍자하기 위한 설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6. '허생과 군도'와의 대화를 통해 작자가 비판하고 했던 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자.
▶ 허생과 군도와의 대화는 당시의 사회상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곧 변산 군도처럼 농사지을 땅이 없어 농촌을 이탈하여 군도가 될 수밖에 없었던 양민이 수천에 이른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여기서 허생이 군도를 무인도로 데리고 가서 새살림을 시키려는 것도 사회의 모든 범죄와 도둑 떼가 일어나게 되는 원인이 물질의 부족에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혼란하고 절박한 시대에 우선 해야 할 일이 현실적인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것은 당시 위정자의 이용후생(利用厚生)에 대한 정책 부재에 기인한 것으로 작자는 이를 비판한 것이다.
7. 이 작품에서 '북벌론'이 지니는 의미를 생각해 보자.
▶ 당시의 집권층이 북벌론을 내세운 것은 그들의 정권을 확고히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고, 그것이 실제로 실현될 수 없음을 그들도 뻔히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허생은 집권 계층의 그러한 현실 불가능한 명분론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코 현실 참여를 통해 그들 위정자들을 도와 줄 생각은 처음부터 가지지 않았던 것이다. 허생은 그러한 집권 계층의 허식과 모순을 이완 대장을 통해 재확인한 뒤, 집권 계층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는 종적을 감추는 것으로 이 작품은 끝난다.
●더 알아보기
▲허생의 '무인공도'와 홍길동의 '율도국'의 차이
●북벌론의 허위성 비판
시사 삼책에 대해 이완이 모두 부정적인 답변을 하자 허생은 그러한 위정자들의 태도에 다시 한번 분노를 느끼고, 현실 참여는 결코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된다. 당시의 집권 사대부들이 진정으로 남한산성의 치욕을 설욕하기 위해 북벌책을 추진하였던 것이라면 허생이 제시한 조건을 수락하지 않을 리 없었겠으나, 당시의 집권층이 북벌론을 내세운 것은 그들의 정권을 확고히 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었고, 그것이 실제로 실현될 수 없음은 그들도 뻔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허생은 그러한 집권 계층의 허식과 모순을 이완대장을 통해 재확인한 뒤 집권 계층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는 종적을 감추는 것으로 이 작품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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